와 어제 전전긍긍 하면서 퇴근해서 바로 둘째 컨디션을 체크했는데 여전히 흙에 고개 콕 박혀서 자고 있길래 약간 반쯤 포기하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흙에서 건져 올려봤는데 미동도 없더라. 흐물흐물 녹아있길래 아 진짜 틀렸나보다 하고 영정사진(...) 한 장 찍고 착찹한 마음으로 출근해있는데, 엄마가 둘째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카톡이 왔길래 기쁜 마음으로 퇴근 후 확인 완료.
엄마가 난막 붕대도 새로 올려줘가지고 나름대로 기운을 좀 차린 모습이다. 달팽이들은 뭘 먹어도 영양소가 체내에 거의 흡수가 안 돼서 많이 먹어야 된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애가 컨디션이 안 좋긴 한지 잘 안먹고 자꾸 멍때리기만 해서 걱정이다. 잘 먹어야 회복도 빨리 될텐데. 내가 패각만 안 깨먹었어도..................... 끄으으
반면에 첫째랑 설악이는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잘먹어서 기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달팽이의 ddong은 얼굴(?) 옆에, 패각 끝 부분에 있는 동그라미 구멍에서 가래떡 뽑듯이;; 나오는데 진짜 ddong이 얼마나 굵은지 이게 대체 저 몸 속 어디에 들어있냐고.. 그리고 진짜 엄청 빨리 나와서 먹음-5분 지남-ddong구멍에서 스스스스스스스윽 줄줄 나온다. 그렇게 줄줄 나오면서 신기하게 그게 꽈배기처럼 꼬이는데 그 위에 계속 쌓아올리면 아래와 같은 형태 완성. 하하.. 더러운 얘기 디테일하게 하기 전문가.
근데 저렇게 계속 배출해 낼 수 밖에 없는 것이 먹는 모습 보면 바로 이해 됨. 옛날에 가끔 전통시장이나 길거리에서 할무니 들이 파시는 야채 사서 씻고보면 군데 군데 진짜 겁나 큰 구멍 있던 거 보신적 있져? 그거 다 달팽이 맞아여. 달팽이가 치설이라고 부르는 어떤 실?같은 치실?같은 느낌의 작은 치아가 입 안에 동그랗게 나있어서 그걸로 갉갉 해서 먹는다고 하던데, 진짜 음식 먹은 형태보면 동그랗게 파먹고 날카로운 무언가로 갉아 먹은 자국이 남는다. 그 와중에도 청경채 여린 잎 부분만 먹고 섬유질은 남겨눈거 겁나 귀여운데 얄밉네?
그리고 저 검정색 더듬이 같은 부분을 눈자루 라고 하던데 지 입맛에 맞는거나 가루식 주면 저게 밑으루 추욱 쳐지면서 오른쪽 사진 처럼 휘어져버림. 그래서 진실의 눈자루로 맛 감별 가능! 저 찌끄만 것들을 1,20분씩 들여다보고 있자면 내가 이 정성으로 공부를 했으면 지금 회사 안 다닐텐데 싶고..ㅎ
+
달팽이들은 피부가 투명해서 뭘 먹으면 다 보이는데 잘 보면 눈자루 사이에 이마(?) 부분으로 흰색 가루가 꿀떡 꿀떡 넘어가는게 다 보인다. 뭐 먹을거 준다음에 냠냠 먹는거 보면 그게 그렇게 힐링이 된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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