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탐방

[명성게찜] 대게 완벽 코스 (feat. 가격정찰제)

자히르 2022. 2. 13. 22:34
728x90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속초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대게를 먹고 싶다. 
 - 대게만 먹기보다 코스로 여러가지 같이 즐기고 싶다. (쓰끼다시 라고 하나요...?)
 - 포장해서 숙소에서 차려놓고 먹고 싶다. (배민 가능하다고 합니다.)
 - 메뉴판에 싯가라고 적힌 곳은 싫다. 가격정찰제 최고! 
 - 아무리 바닷가 횟집 이라도 깨끗하고 친절했으면 좋겠다. 
 - 일행 중에 아이가 있다. (키즈룸 완비) 
 - 테라스에서 식사하고 싶다. 
 - 주차 공간이 널널 했으면 좋겠다. 
 - 기왕이면 환경을 생각하는 곳에서 먹고 싶다. 

 

어느덧 여행에서 현실로 복귀 완료.. 영영 놀기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어째서 눈감았다 뜨니까 다시 제 방 책상 앞인거죠? ㅎㅎ... 실컷 먹고 놀았던 그 순간을 기억할겸 써보는 명성게찜 포스팅. 더 이상 강동기행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건 기만인 것 같아서 포기 했습니다. 카테고리 제목은 조만간 적당한 것이 생각나면 바꾸는 것으로... 

 

명성게찜은 나보다 한 주 먼저 속초 여행을 다녀온 동기가 소개시켜준 곳인데, 추천 안받고 갔으면 어디가 더 가성비가 좋은지 더 맛있는지 찾느라 골머리 썩였을 것 같은데 딱 정해놓고 가니까 이렇게 마음이 편할수가?!! 그리고 무엇보다 인원수에 따라 세트가 이미 구성되어 있고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넘 좋았다. 대게 류만 쪄달라고 해서 포장해가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그건 싯가 인듯. 뭐 그건 어쩔 수 없겠죠...?

 

일단 가게 안팎으로 생물이 진짜 엄청 많았음. 게들이 저 수조 안에서 수명이 얼마나 될런지는 모르겠는데 저것들을 다 소진하려면 손님이 상당히 많이 오셔야 할듯...? 여튼 입구에서 안에서 먹을지, 뭘 먹을지, 몇 명인지 등을 말씀드리고 잠깐 기다리면 자리를 안내해주심. 먹고가는 경우 자리는 2층으로 안내 받습니다. 

 

세트는 인원수에 맞게 주문하면 됩니당

 

2층으로 올라가면 자리가 엄청 많은데, 야외 테라스에도 있고 실내에도 한 10 테이블 이상 있고, 방으로도 3개 정도 있어 보였다. 그리고 언제 오픈하셨는지는 모르겠는데 머리카락 하나 없는 청소상태가 상당히 인상적... 인테리어 올드한 경양식 집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분위기인지라 여기서 해산물을 먹는다는게 좀 생경할 정도였음. 

 

직원분들도 진짜 역대급 친절하셨고, (아마 손님이 거의 우리밖에 없어서 가능한 것이었겠지만) 샐러드 같은 게 떨어지기가 무섭게 새로 갖다주셔서 고마웠음. 가족관계이신지 모르겠는데 우리 옆옆 테이블에서 직원 세 분이 포장용 박스 같은 걸 접고 계셨는데, 너무 알콩달콩 사이좋게 즐겁게 접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그렇게 사이가 좋은거 보면 가족은 아니시려나 ^^?ㅎ;; 

 

주말에 풀로 차더라도 테이블 간 간격도 넓고 자리 종류도 다양해서 나중에 선선할때 밖에서 먹어도 좋을 것 같고, 참 무엇보다 감자탕집에 있을 법한 키즈룸이 있어서 애들 데리고 오신 분들도 좀 느긋하게 식사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트 메뉴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당. 처음에 앉자마자 밑반찬 나오구요 (리필 가능한듯. 근데 뒤에 뭐 많이 나와요..) 그 다음에 초밥이랑 약간의 사시미/전복 나옵니다.  사이좋게 나눠먹으라고 세트 인원 맞춰서 나오는 모양. 회도 도톰하고 맛있었움.. 그리고 별거 아니지만 샐러드 맛집이더라구요? 은근 해산물 먹으면 입이 텁텁한데 중간 중간에 상큼하게 샐러드로 리프레쉬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물회도 나옵니다. 넣어서 먹으라고 소면도 살짝 곁들여 주고.. 살짝 라면 맛이 나는 특이한 물회였음. 

 

그리고 대망의 게 ㅠㅠ.. 대게랑 홍게를 같이 줍니다. 물론 당연히 대게가 먹을 건 더 많지만 그래도 이 가격에 대게 한마리로 끝나는 곳도 많던데 홍게 하나 더 주면 감지덕지인 물가 수준.. 내장은 절반 좀 안되게 남겨야 나중에 밥 볶을 수 있는데, 조절 못하고 먹고 있으면 직원분이 와서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가지고 간 것으로 만들어져 나온 볶음밥과 홍게라면. 내 사구려 입맛은 어딜가지 못하고 볶음밥과 라면이 더 맛있었다고 한다.. 글고 라면 안에도 홍게 다리랑 몸통을 엄청 많이 넣어줘서 쇽쇽 맛있게 빼먹었습니다. 

 

 

솔직히 해산물보다 육식을 압도적으로 좋아하는 나로썬 사실 대게를 비싼 돈 주고 먹는다는게... 어쩐지 좀 허무하기도 하고 살보다 공기를 더 많이 먹는 느낌이랄까? 왠지 노동에 가깝게 느껴져서,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한 번을 명성게찜에서 하게 돼서 좋았다. 

 

앞뒤로 나오는 세트 음식들이 그냥 구색만 갖추는게 아니라 하나하나 다 맛이 있어서 대게가 주는 허무함이 많이 상쇄됐달까...? 특히 볶음밥이랑 라면이 진짜 짱짱이라 만족스러웠음 (심지어 볶음밥은 르쿠르제 그릇에 담겨나오는 거 실화?)  음식점 자체도 청결+친절+잔잔한bgm의 삼위일체로 편안하고 안락한 식사가 가능했고.. 사장님이 이곳 저곳 신경 많이 쓰는 티가 나는 식당이었음. 

 

식탁에 깔아놓는 종이.. 그거 볼때마다 여기에다 수저 올려놔도 되나? 이 종이 과연 깨끗한건가 잉크 묻을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 식당의 경우에는 그 종이에 콩기름으로 만든 콩 잉크로 인쇄됐다고 적혀 있어서 깜놀;;; 첨 봤음. 게껍데기 버리는 비닐봉지도 자연분해되는 썩는비닐 봉지라고 적혀 있었고. 또, 화장실만해도 휴지통부터 세정제, 핸드타월 등이 다 센서로 인식돼서 나오고, 세면대 거울에 손에서 게비린내 안 나게 닦는 법까지 인쇄물을 붙여놓으셨을 정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보니 이미 여러 유명인사들이 다녀간 것으로 보아 충분히 성업중에 있으신 것 같았지만 더 번창하시길! 

(전 포장은 안했지만 다른 분들 리뷰 검색해보니 포장도 친환경 봉투에 완벽하게 포장해서 주시더라구요? 배민에 검색해보니 별점 4.9의 위엄 ㄷㄷ)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