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일기

[육와일기] 그야말로 폭풍성장

자히르 2022. 2. 1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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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달팽이들의 시간은 나와는 다르게 흘러가나 보다. 고작 3박 4일 여행을 다녀와서 보니 얘네는 한 달쯤 커져있네;; 가기전에는 쌀알만했는데 다녀오니 포도 한알만해져 있어서 깜짝 놀라 쓰는 육와일기.

얘네 제일 큰 특징 중 하나가 떼지어 다닌 다는 것.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은 아닐 텐데.. 아마 사육통이 좁기도 하고 별로 놀거리가 없으니까 자기네들끼리 타 넘으면서 노는 것 같기도 하고? 특히 야행성 답게 밤에 통 세척해놓고 뚜껑 열어두면 막 한 쪽 모서리에서 모여가지구 바글바글;; 엄청 귀엽다가도 좀 징그럽다가도 또 토실토실 한게 다람쥐 같기도 하고. (색상이) 

 

 

저 나무가지를 타고 노는걸 좋아하는데 꼭 저렇게 일렬로 차례로 타고 올라감. 샤워 후 인기시간대에는 트래픽 잼 오지는데 추월차선이 없어서 뒤에 있는 나같은 성격 급한 놈은 앞에 애 몸 타넘고 지나가는데 넘 웃긴 것... ㅠㅠ 다른쪽 벽도 충분히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꼭 저기로 가겠다고 저러고 있는 것도 웃기다. 청경채 먹을 때도 가끔 저렇게 일렬로 서서 아작아작 하고 있는데 Crtl+S,V 한 것 같음. 

 

 

청경채 하니까 생각 난 건데 요새 먹성 진짜 장난 없어서, 청경채를 한 장 넣어주고 24시간이 지나면 아래와 같이 변합니다. ddong 반 구멍 반 청경채 완성. 따-단. 엄마가 청경채 세일 한다고 한다발 사와서 달팽이꺼 몇 장 남겨두고 반찬 만들었더니, 아빠가 달팽이들 먹고 남은 채소 준다고 원성이 자자 했다고 하네요 ㅋㅋㅋㅎ 그래도 이걸 제일 잘 먹어서 안 줄 수가 없다구요.. 저기서 하루만 더 두면 초록색 부분은 거의 다 없어지고 맥? 부분 흰색 부분만 가시처럼 앙상하게 남습니다. 

 

 

그리고 또 재밌는 습성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죄다 성인 달팽이들이 그랬듯이 전복 껍데기에 나선형으로 파인 부분에 기어들어가서 쉬고 응아하고 저기에 꼭 한 두마리씩은 들어가서 놀고 있음. 구석지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나봐요? 그리고 역시 목이 길어 부러운 동물 답게 꼬맹이들도 벌써 목이 쭉쭉 늘어남이야. 저 눈자루가 약간 귀 같이 보이기도 해서 얼굴(?) 부분만 위에서 보면 얼핏 기린 같기도 하다.

 

아 근데 얘네 이렇게 빨리 자라면 안되는데... 날이 더 풀려서 풀들이 좀 자라야 좀이라도 맘 편하게 방생이 가능할텐데 ;_; 얘네 너무 클까봐 칼슘 같은 가루식도 급여 중단한지 한참 지났는데 어찌 이리 빨리 자라누. 엄마랑 맨날 얘네 크는 것 좀 보라며 귀여워하는 한편, 지금은 그저 별로 이동할 필요도 없이 먹싸먹싸 인데 이제 바깥 세상으로 나가면 야생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지켜보고 있다. 지금 속도로는 한 달 내에 성인 팽이가 될텐데 우짜면 좋을까요. 분양 받으실 분? ㅎ.. 

 

 

+)

마무리는 역시 우리 천하동장군 설악이의 직경 2.5cm ddong으로.. 발육이 얼마나 남다르신지 위에서 내려다보면 뱃살마냥 배발이 양옆으로 추욱 늘어져 있고 목둘레가 반지의 제왕 프로도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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