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퇴근 후에 또는 자기 직전에 하루 일과로 하던게 달팽이 사육 통 4개 세척하기 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하고 물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서 (라는 엄마의 강한 주장에 따라) 3월 말까지 큰 통 하나에 합쳐서 두기로 결정.
베란다 추울 것 같아서 두껍고 큰 스티로폼 안에 왕타파통 두고 거기에 너~무 작은 애들 5마리 + 달팽이 게임 승자 1마리 빼고 다 합쳐 주었다. 이제 매일 안 씻어줘도 돼서 좋을 것 같긴 한데 막상 또 허전하고 궁금해서 30분에 한번씩 가서 열어보고 있긴 하지만... ㅋㅋㅎ
보기에 확실히 덩치가 작은 애들은 쿨하게 이사를 시켜줬는데 체급이 엇비슷한 애들이 다섯 마리 정도 되더라구여.. 그래서 제일 활발하게 움직이는 고르려고 토너먼트를 열었음. 그 중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두 마리만 남았는데, 얘네 넘 웃긴게 마치 뭘 아는 마냥 둘이 저렇게 저 넗은데서 피해가질 않고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자웅을 겨루더이다.
그래서 나는 그럼 일단 두놈 다 남겨둬보자 했는데 엄마가 겁나 칼 같이 안돼, 정 뗄 때는 확실하게 해야지 하면서 한 놈을 그냥 데리고 가버림;;; 엄마가 평소에 세상 자상하다가 가끔 진짜 무서운 소리를 잘하는데, 오늘도 갑자기 나보고 "우리 있지 그냥 원래 있던 애들을 (늙고 병든 부모달팽이 두마리ㅎ..) 내보내고 새로 태어난 애들 두 마리로 키울까?" 이래서 완전 기함했는데... 엄마의 잔인함을 내가 만천하에 알리겠어 ㅂㄷㅂㄷ
아무리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거라지만.. 어제밤에만 해도 칼슘가루를 저렇게 입가에 우유자국 남기듯 얼굴에 다 묻히고 먹던 뚠뚜니가, 아침에 보니 흙 저 안으로 파들어가 있길래 하루 종일 걍 냅도도 안 나옴. 그래서 파내서 보니까 알 2개 또 낳아져 있고 저어어기 몸 깊숙히 들어가서 전혀 나올 기미0. 심장 뛰는건 보이는데 배발 내밀 기력도 없나...? 아직 내 최애는 뚠뚜니 인데 ㅠㅠㅠㅠ... 힘내 뚠뚜나.. 너 계속 그러고 있으면 엄마한테 영계랑 바꿔치기 당할 수도 있단 말이야 ㅠㅠㅠ..
+
포스팅 쓰고 나서 엄마가 또 고새 스티로폼을 열어보고는 가지고와서 보여줬는데 벌써 완벽 적응들 마치고 뚜껑타기들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편안.. 우리집에 있는 동안이라두 행복하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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