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일기

220929 체험 삶의 현장

자히르 2022. 9. 2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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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렸을때 좋아하던 프로그램 중에 '체험 삶의 현장'이란 리얼리티쇼가 있었거든요.  지난주 일요일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프로그램을 셀프로 좀 찍어봤는데,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버려서 이게 꿈을 꾼건가 싶기도 하고.. 꿈이었다면 악몽이었을 이 시간들이 어찌되었든 다 지나가버려서 너무나 다행인 것. 

 

일요일 오후까지만 해도 친구 솔이 결혼식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말이져. 몇 안되는 제일 친한 친구 중 한명인데 결혼식 단체 사진에 얼굴도 못 올리고 속상쓰. 대학교때 친구들도 거의 십년 가까이 못 본 애들이 태반이라 증말 오랜만에 조우해보나 했는데 왜 하필 일정이 이렇게 되어가지고... ㅎ ㅏ 일이 안되려니까 참.. 

 

근데 친구한테 너무 고마운게 나 빨리 가야된다고 ㅠㅠ 그 일생에서 제일로 정신 없을 결혼식날 신부대기실에서 가족들 사진 찍는 동안에도 엄청 신경 써주고, 가족 사진 끝나자마자 일빠로 불러서 겨우 사진 몇장 남겼다. 땡땡이 와서 사진 찍고 가야된다고 계속 그래서 신부 어머니가 친구 찾으러 다니는 진풍경 연출;;; 진짜 넘 고맙다고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남겨봅니다...♥ 진짜루 행복하세요!!! 

 

그래도 일요일에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이동하는 내내 아 날씨 좋다 날씨 너무 좋다 백만번 말함. 

 

휴게소에서 찍은 하늘 흡사 수채화

 

가평휴게소 진짜 왜 이렇게 좋나요. 식겁함.. 내 기억속의 휴게소는 이런데가 아니었는데 아울렛이라고 해도 믿겄소. 온갖 SPC 브랜드 다 들어와 있고 너무 넓고 쾌적해서 깜짝 놀랐자나여. 공차에 고기국수 한그릇 때리고 바로 출발. 

 

애견카페였던 가평휴개소 센스 머선일..

다음날 해야될 것들 사전에 준비해놓고 만찬을 즐겼슴미다.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지 이런걸 왜 사주는지...^_^ 필히 기억하세요 여러분. There is no such thing as lunch.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공짜 저녁은 더 없다.  

 

몽트비어 오랜만에 가니까 반가워따

 

어쩐지 2차로 튀김도 사주더라.. 먹을 때는 나름대로 맛있었더랍니다. 

 

 

그래도 날씨는 너무 좋구.. 숙소를 나름대로 잘 잡아서 잠은 푹 잘 잤습니당. 호텔 아마란스 라고 1박에 5만원 정도 였는데 위치도 그만하면 나쁘지 않구 컨디션도 좋고 친구들이랑 여행가면 (차 있으면) 적합할 숙소. 바다뷰가 물론 좋긴 한데 이런 목가적인 풍경도 나름 괜찮다 아니에요?

 

 

근데 월요일 아침에 위에 사진 하나 찍은 이후에는 체크아웃 할때 까지 커텐을 다시 걷어보지도 못하고 일만 한거 실화냐고.. 제 인생에서 가장 혹독했던 며칠이었는데 구구절절 적기도 뭐하고 적을 수 있는 내용도 아니라 건너뛰기 누르겠습니다. 이너털 선샤인 처럼 내 기억속에서도 지워버리고 싶따 ^_^ㅋ

 

그래두 저녁엔 짬내서 같이 간 동료랑 야식도 하루 먹었구요.. 

 

 

단 하나의 위안은 날씨가 째지게 좋았다는 거. 보기만해도 시력 0.3은 올라가는 것 같은 하늘이라 어딜 찍어도 예술이구.. 하늘이 거의 그 CG 넣을때 쓰는 블루스크린 같은 그런 느낌으로 시리도록 파랬어여. 마치 요즘 코스닥 처럼...ㅋ 바빠서 며칠 못 보고 수요일인가에 제대로 처음봤는데 혹시 저 모르는 사이에 한국에 전쟁났는지...?  

 

 

근데 낮에 어찌나 해가 따갑고 덥던지 선크림도 제대로 못 챙겨 발랐더니 지금 얼굴 거의 흙감자 됨 ㅠㅠ 원래 쓰던 파데가 하얗게 뜨는게 어쪄죠;;; 

 

 

그래도 그늘 아래로 들어가면 시원~한 바람 부는 쾌청한 날이었는데, 정말 이번 일 이후에 다시 한 번 느낀게.. 인간의 어떤 여유나 인격, 성품, 지적 호기심 이런건 전부 체력에서 나온다는 것. 이토록 축복받은 날씨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갔는데 몸이 힘들고 지치니까 한발자국도 떼기 싫고 아~~~~무 감흥이 없는거에요. 지금 포스팅 할려고 사진 고르다보니까 아 정말 예뻤네 여기 한 번 둘러볼껄 이런 생각이 드네요. 내일부터 다시 운동 열심히 해야지.. 

 

오늘은 글보다는 사진을 남기는데 의의를 두는 것으로.. 이 아름다운 풍경에 내 글을 끼얹을 수 없지 암. 

 

 

중간에 바다정원이라는 카페 가서 잠깐 쉬어줬구여. 여기가 무슨 2021년 전국에서 제일 사람 많이 온 카페라던데.. 건물 세개에 사람이 그득그득. 이런 데는 이제 개인카페라기 보다는 중소기업에 가까운게 아닐런지. 야외 파라솔 아래 앉아있으니까 발리에 와있는 것 같기두하구.. 가격은 쏘 베드 했지만 그건 자리값으로 쳐야겠죠. 맛도 있고 빵 종료도 많고 아주 좋았습니다. 

 

 

낮에 하늘이 멋진 날은 거의 일몰도 멋있게 지드라구여. 시간상 이동하느라 일몰은 못 봤지만 하늘 구경은 여한 없이 한 걸로. 너무 멋지지 않나요.. 전 불멍보다 물멍이 더 좋더라구요. 뭔가 물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물결치는걸 보면 막 빨려 들어갈 것 같어. 

 

 

일 다 끝내고 올라오는 날 해변에 잠깐 앉아있는 호사도 누렸구.. 동료 차에 자그마한 캠핑 세뜨가 마침 들어있어서 의자 펴놓고 테이블에 커피랑 빵 올려두고 바다를 만끽했습니다. 얼굴 앞으로는 바닷바람이 살랑 불고 등 뒤로는 지는 해가 따끈해서 금주의 힐링 모먼트 였어여.  힘든 순간이 있어야 잔잔한 행복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는게 아이러니하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차가 하~~~나도 안 막히고 하늘도 끝까지 너무나 멋져서 아주 햅삐하게 복귀. 이런 새털구름이 빈번히 보이는걸 보면 완연한 가을입니다. 

 

 

집에 오는 길에 오구네 집 들러서 우리 콜라비들 잘 지내나 한 번 보고. 아이폰 13으로 바꾸고 나서 처음 만난 기능인데, 밤에 사진을 찍으면 후레쉬가 안터지고 이렇게 한 2~3초 동안 천천히 찍으면 이렇게 밝게 나오더라구요. 근데 나처럼 손떠는 사람들은 그 3초 사이에 사진이 흔들려버림ㅋ.. 

 

우리 콜라비 아가덜 한 3,4일 못 본 사이에 또 어찌나 포풍성장 했는지 잎이 아주 한바가지가 생김. 물 못 먹어서 잎끝이 쭈글쭈글해졌길래 물 좀 주고.. 내가 너네한테 거는 기대가 크다. 어서 자라서 날 기쁘게 해주렴. 

 

 

목요일인 오늘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일기를 마무리 합니다. 좋은 경험이었다. 좋은 경험이었고.. 다신 만나지 말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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